출처: 법률신문 I 이용경 기자 I 2021-12-20 오후 12:32:57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가 모두 다른 환자들에게 사용돼 여분이 없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응
급제왕절개수술을 해 조산아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 측이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법원
은 의료진의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아기가 치료 기회를 받지 못한 데 병원
측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A씨 부부가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상
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112395)에서 최근 "재단은 3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
다.
A씨 부부는 2019년 4월 임신 중인 태아가 선천성 횡경막 탈장(CDH)이라는 진단을 받자 넉달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아산병원 의료진은 A씨가 입원한 당일 신생아중환자실에 빈자리가 발생하면 분만하기로 결정하고, A씨
부부에게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수적이며 에크모 치료 가능성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다음날 오전 A씨에게 유도
분만을 시도했지만, 태아의 심박동수가 감소하자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했다. 그렇게 낮 12시께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후 아기의 상태가 악화되자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에 대
한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뒤늦게 에크모 치료기가 모두 다른 환자들의 치료에 쓰이
고 있음을 확인했고, 오후 11시가 돼서야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기가 없어 아기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없고 전원
가능성과 그에 따른 위험성, 아기의 사망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결국 아기는 이튿날 새벽 숨을 거뒀다. 이후 A씨 부
부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