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선언은 인간생명의 존중을 그 기본전제로 한다. 인간 생명의 존중은 다른 어떠한 명제보다 앞서 있으며, 정언적 명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간의 생명 보전과 건강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하지 못할 때 적정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그에 해당하는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이를 우리는 의료소비자 주권이라 한다. 또한 모든 국민들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의료소비자로서 안전할 권리, 알 권리, 선택할 권리, 피해구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

최근 소비자 인식의 급상승으로 모든 상품의 공급자는 소비자의 욕구에 충족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무형의 서비스 상품인 의료의 경우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의료서비스가 인간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타 유형의 상품을 다루는 것과 그 질을 달리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료서비스가 국민 모두가 사용하고 있는 의료라는 상품을 통해 생명의 위험을 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자신이 피해를 겪기 전에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낄 수 없다. 이에 부지불식간에 잃어버린 의료소비자 주권을 되찾기 위해 이곳에 모인 것이다.

우리는 의료사고 피해자 중심의 시민단체인 의료사고시민연합을 그 모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적대적인 감정으로 의료 공급자와의 대립과 갈등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상식선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의료서비스를 투명하게 이해되어, 예상 가능한 상품으로 정상화 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는 의료소비자의 주권의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참 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제시하는 데, 의료소비자의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의료계는 투명하고 정정당당한 의료서비스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며, 이익의 창출을 도모해야만 한다. 이것이 의료서비스를 통한 상호신뢰의 길이며, 생명존중의 큰 길이며,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이다.

우리 누구에게도 두 번 다시 의료소비자로서의 주권을 잃게 되는 사무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이 자리에서 있는 목청껏 힘차게 다시 시작하며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 출범을 알린다.

2000. 11. 12.

의료소비자에게는 주권회복! 참 의료 실현!
예측 가능한 의료사고 예방으로 인간 생명존중의 큰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