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 죽은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제 동생은 불임 치료 중 의료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처음 제 동생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나 큰 슬픔에, 아무것도 못하고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도리어 병원에서는 자기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법대로 하라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병원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여도 승소한다는 건 하늘에 별따기라고,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주위의 말을 듣고 포기하고 있을 때 쯤 우연찮게 인터넷을 통해 처음 의료소비자시민연대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희망이 없던 우리 가족은 즉시 시민연대를 방문하였고, 우리에게 지금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여러 방법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억울한 죽음에 손수무책인 우리도 병원이라는 거대 조직에 대항하여 승소할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얻었습니다.
경찰조사 중 경찰들이 의료기록지에서 의문되는 점을 질문지로 만들어 대한의사협회에 보냈는데, 대한의사협회에서는 병원에서 잘못한 게 전혀없다고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그때 시민연대에서는 간호기록지와 의료기록지를 완전히 다시 분석해서 병원의 잘못들을 낱낱이 파헤쳐 주었습니다.
그 결과 담당의사는 기소되었고, 제 동생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여 시위라는 방법을 선택하였을 때도, 단체에서는 처음에 시위를 반대하였으나 막상 우리가족이 시위를 시작하자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위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고, 그 추운 겨울에 몇 개 월동안 연세드신 엄마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시위를 하자 자기들 일처럼 나서서 관할 경찰서 등을 방문하여 공개적으로 우리 가족을 지지해 주셨고, 그 때서야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그렇게 의료사고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시민연대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어요. 의료소비자 시민연대가 더 많은 활동을 해주셔서 저희같은 의료사고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끈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다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성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