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 I 한영혜 기자 I 2021.09.01 17:14
희소 질환을 앓던 생후 7개월 영아에게 인공 기도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봉합이 풀렸는데 제때 조치하지 않아 뇌손
상을 입힌 유명 대학병원에 억대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이병삼)는 A군이 서울 소재 유명 대학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병원 측이 A군에게 2억8124만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13일 선고했다.
희소 질환 ‘차지 증후군’(CHARGE syndrome)을 앓은 A군은 생후 3개월이 됐을 무렵 2018년 1월 31일 이 대학병
원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차지 증후군은 초기 태아 발달기부터 발생해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희귀 질환이다.
A군은 기관식도루, 동맥관개존증 등 여러 증상을 보였다. 이에 의료진은 같은 해 5월 11일 A군의 기관 삽관이 오래
지속돼 있는 관계로 기관절개술 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호자 동의를 받아 인공기도 기관절개관을 삽입했다.
그러나 보름 뒤 기관절개관을 소독하고 목끈을 교체하던 간호사는 A군의 목에 기관절개관을 고정하는 4개의 봉합
이 풀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의사에게 알렸으나 재봉합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